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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영

(2004-11-09 11:11:59, Hit : 8364, Vote :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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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W. 부시와 Bernard

전세계의 모든 이들이 의아해 하며 동시에 경악하는 가운데서도 결국 조지 W. 부시는 당선되었고부시 대통령이 재당선 되자마자 곧바로 팔루자에 지상군이 투입되었다. 왜 하나님께서는 다시 부시 대통령을 선출하도록 '놔 두셨는가?'

정말로 조지 W. 부시는 정의의 사도인가? 그래서 결국 십자군전쟁을 다시 회상할 만한 사건을 지금 21세기에 다시 일으켜야 하는가?

십자군 전쟁 역시 권력과 아집과 폭력의 자기 우월성에서 오는 그야말로 반 기독교적 사건아닌가!

나는 이 대목에서 십자군 전쟁을 하도록 독려하던 당시 프랑스의 유력한 신학자인 Bernard of Clairvaux(1190~1153)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Bernard는 훌륭한 신학체계를 갖추거나 이론적으로 논쟁할 수 있었던 이론가는 아니었다. 다만 그는 21세(1111년)에 수도원 생활을 시작하면서 3년후에 그 수도원의 원장이 되었고, 이후 360여개의 수도원을 세운 대단한 조직가였다. 그리고 세상의 유력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성이 뛰어난 사람이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확실히 하나님 편이었을까? 이렇게 물으면 막연해 보인다. 그럼 다음 질문으로 해 보자. 그는 확실히 예수님 편이었을까? 여기서 말하는 '편'은 당파성이며 동시에 예수님 삶에 대한 추종성이다.

부시는 확실히 웅변가도 아니고, 유식하고 논리적인 미국인들(?)을 대표할 만한 자질도 없지만, 보수화라는 물결을 잘 탈 수 있는 사람이다. 그것이 동성애 문제이든 석유값에 대한 문제이든 세금에 관한 문제이든간에, 자신을 미워하는 이들로부터 표를 얻어내고 자본을 모으고 군병력을 출병시킬 수 있는 정치가이며 권력자이다. 케리와의 논쟁에서 형편없는 성적표를 받아왔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도 표와는 연결되지 않았다. 작년에 이라크 출병 전, 자신의 신앙적 보수성을 내세우며 그는 '이라크 전쟁에 대한 모든 신학적 검토를 마쳤다'고 공언했다. 그가 목소리 높인 '신학적 검토'에 대해서 재언급하지는 않았으나, 결국 중동에서의 참사라는 역사적 과오를 다시 저지르고 마는 어리석은 일이 된 것이다.

다시 Bernard의 이야기를 해 보자. 그가 십자군성(Knights Templar)과 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트로이 회의(The Council of Troyes, 1128)에서 펼져 낸 논리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모든 행위의 정당성은 동기에 달려있다. 그러므로 십자군성과 그 전투는 정당하다. 둘째, 많은 기독교적 사건이 중동의 성지에서 일어났으므로 그곳은 기독교인들을 위해 보존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서 싸우고 피를 흘리는 것은 그리하여 그리스도의 희생과 같은 것이다.
이런 불쌍하고 빈약한 논리가 어디있는가? 의도가 좋으면 모든 것이 용납된다니. 살륙의 하혈이 그리스도의 보혈을 쏟으심에 비유되다니. 그리스도의 보혈은 당신 스스로 택하신 죽음이요, 손에 움켜쥔 것을 놓은 것이거늘!

미국의 언론과 부시 대통령은 복면의 강도같은 자들이 벽에 그어놓은 붉은 십자가에 대고 칼을 던지거나 소총을 난사하는 장면을 드러내면서 기독교와 자국의 안전이라는 대전제로, 배후에 감추어진 정치적이고도 경제문제를 감추고 있다. 감춘들 감추어지랴? 아니 드러낸들 무엇이 바뀌랴? 오히려 자신의 지갑을 꼭 쥐고 한 손은 전쟁을 외치며 주먹을 쳐들게 될 텐데!

미국의 행위를 하나님의 대리행위라고 집회하며 기도하는 종교지도자들과 그에 적극 동조하는 종교인들에게 말하고 싶다. 당신들이 말하는 하나님의 방법이 무엇이며, 하나님의 뜻이 무엇이냐고.

어제는 교회에서 대표기도를 했다. 그러나 교회가 정치집회장소가 아니기에 다 까발려 기도하지는 못했다. 다만 눈물어린 진심으로 이라크의 평화만을 기원했다. (이 글을 읽으신 분들도 이라크의 종전과 평화를 위해서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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