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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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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0. 시간의 문제


"시간이란 무엇인가? 시계가 시간인가? 아니면 인간의 시간의식이 시간인가? 우주는 시간과 세월을 어떻게 대면하는가?" 개인적으로는 실재에 관한 해명에서 극단적으로 몇개 남지 않은 가장 난해한 고민가운데 하나가 시간의 기원과 본성에 관한 질문이다. 여기에서는 시간의 문제를 간략하게 이해하고자 한다.

우리는 아래에서 정신성의 운동을 소통된 것과 다시 소통하려는 어떠한 팽창과, 연장과 반성의 흐름으로 이해하였다. 이는 정신이라는 섭스턴스보다 더 궁극적이며 그 섭스턴스를 구체화하는 정신성을 요구한다. 물론 정신성이 인간의 안트로몰피즘에 채색된 관념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 정신성을 다른 표현으로 일반화 한들 그것 또한 어떠한 인간주의적 정조를 벗어날 길이 없다. 바로 여기 시간에 대한 성찰에서는 바로 이러한 우리의 실재에 대한 체험의 기저와 기반이 되는 활동성과 힘의 문제가 중요한 연결고리이다.

정신이 대면하는 자연의 활동성은 자연의 연장성을 의미한다. 자연이 연장한다 함은 꼭 공간적일 필요가 없다. 자연은 마치 대지에 새 싹이 나오듯 확장되고 연장됨을 의미한다. 시간적 확장이고 공간적 연장이다. 그러나 이것이 시간과 공간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자연의 기본적인 본성은 어떠한 확장성과 연장성에 있는 것이지 자연에 있어서 시간과 공간이 궁극적 전제라는 말은 아니다.

정신은 자연을 표상화 한다. 그것은 매개화이다. 시간과 공간은 저 자연의 확장성과 연장성을 대면하는 정신의 일종의 측정수단이자 매개수단인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시계의 초침이 지나가는 것과 자연의 확장성과 연장성은 결코 동일한 지위가 아니다. 자연의 확장성과 연장성을 측정하는 매개가 시계의 초침이다.

서구적 사고의 시원은 자연의 확장성과 연장성을 '누적성'으로 이해했다는 점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이해의 동기는 그들의 사고가 대단히 매개적이며 자연과학적 특성에 의거해 운용되었다는 점에 있다. 그러나 자연의 확장성과 연장성을 시간의 문제로 접근할 수 있지만, 시간의 연속성과 누적성의 문제로 확진하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것들이 검토된다. 그러나 오늘날의 소위 과학적 사고에 의거한 일반적 상식에 있어서 이 시간의 누적적 성격에 대한 명료한 반론은 쉽게 도출될 수 없다.

그 이유는 주체(혹은 관찰자)의 실재에 대한 이해는 불가피하게 매개적이기 때문이다. 매개적이라 함은 정신의 자연에 대한 주객도식을 함의한다. 주객도식은 유한자의 무한을 대하는 유일한 대면방식이다. 이미 주객도식을 벗어난 유한이라면 그것은 유한이라는 특성을 넘어선 존재이며, 주객도식 자체가 의미없는 존재가 될 것이다.

그러나 경험적으로, 물리적으로 우리는 자연을 매개성 속에서 인식한다. 칸트의 선험적 시공간론에 대한 논의는 자연과 물자체를 우리가 직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폐기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 그것은 이제 더 이상 이성과 철학의 영역이 아니라 종교의 영역으로 넘어간 것이다. 이성은 자연을 완고하게 매개적으로 파악한다. 실재에 대한 접촉점을 큰 범주로 본다면, 이성, 매개성, 시공간은 직관, 비매개성, 영원의 댓구이다. 그러므로 칸트에 있어서 매개성을 기반으로 실재를 접근하는 기초를 마련했다 함은, 바로 이성과학과 자연과학이 결코 동종의 운명을 벗어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종교로부터 철학과 자연과학 모두를 떼어내는 근대적 작업의 일환이었다.

이제 시간은 의심없이 인식의 존재론적 기초이자 인식론적 근거로 이해되어가고 있으며, 시간성은 시간으로 고착되어가고 있다. 더 나아가서 시간은 시간의 누적성으로 확고하게 문화와 현실의 지평으로 스며들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첫째, 이러한 개체의 근거로서의 시간성, 시간, 누적성은 정말 의심할 바 없는 실재의 궁극적 특성인가? 둘째, 오늘날의 과학적 시간론에 대한 개인적 반성을 고려해 볼 때, 이러한 직선적이고 누적적 시간관은 진정 회의될 수 없는 실재의 확고한 기반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검토 속에서 나는 다음과 같은 견해들을 조심스럽게 제시해 본다. 이 견해의 논증절차는 매우 복잡하고 깊은 사변이 요구되며 과학적 정밀함이 요구되기 때문에 서설적인 성격을 지닐 수 있음을 우선 밝힌다. 시간에 대한 고찰은 개인적으로도 여전히 갈 길이 많은 어렵고 힘든 여정이다.

1. 우리는 개체이다. 개체의 자연에 대한 경험은 시공간적 경험이다. 이 시공간적 경험은 주체의 입각점을 반영한다. 사건은 시공간경험의 종결이며 주체의 구현이다. 그러므로 절대자의 관점에서 한 사건의 유리알 내부에는 주체의 입각점과 기하학적으로 변형된 저 자연이 고착되었다. 물론 주체는 그가 구현한 세계에서 주체의 자리를 발견할 수 없다. 주체는 구현된 세계의 성격으로 말되어지는 것이며 시공간적 성격에 의해 반영된 것일 뿐이다.

2. 그렇다면 시공간은 어떻게 등장하는가? 시공간은 이러한 존재 내부의 생성의 과정에 있어서 일종의 진동에 의해 등장한다. 안쪽과 바깥의 소통의 완성이 시공간이라면 소통의 과정은 진동적이다. 존재 내부의 진동은 존재의 완결을 도모하고 존재의 완결은 사건의 완성이며 이럼으로 인해 외부사건과의 관계의 가능성을 얻게 된다. 물론 물리학적으로 한 지속 내부의 각각의 개체는 동시적 존재이기 때문에 상호소통은 가능성으로 존재할 뿐 현재화 되지 않은 것들이다. 그것은 각각의 현재에 기여되지 않지만 미래에 기여될 수 있는 것들이다.

3. 주체의 시공간화는 안의 바깥과의 소통의 종결을 의미한다. 그것은 진동의 소멸이자 표상의 탄생이다. 우리의 시공간적 의식은 이러한 시공간화된 사건들의 연쇄적 흐름에 대한 의식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정신성 속에서 파악된 사건들의 연쇄적 흐름은 주관성을 탈피할 수 없을 것이다.  

4. 주체의 시공간화의 근거는 이런 의미에서 저 외부의 자연의 연장성과 활동성에 기인한다. 주체는 그러한 자연의 연장성과 활동성을 시공간을 통하여 특화해 내고 그 특성을 규정한다. 실재의 활동성은 그러므로 주체에게 있어서 시간과 세월의 흐름으로 수용된다.

5. 사건의 생성 내부에 관한 물리적 검토는 양자론에 대한 관찰 속에서 조명될 수 있다. 실현된 사건들 사이의 외부적 관계에 관한 물리적 검토는 상대론에 대한 관찰 속에서 조명될 수 있다. 이는 사건의 내외부, 사건의 미시와 거시의 문제라는 난제를 끌고 들어온다. 이러한 물리학적 세계상에 대한 철학적 반성에서 개인적으로 다음과 같은 이해를 하고 있다. 시공간의 탄생은 최소한 주체의 자연에 대한 표상화이며 그 표상화된 표면은 폭을 지니고 있고 그 폭은 바로 지속 내부이며 이 지속 내부는 진동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저 세계를 말끔하게 표상화 하지만 저 표상화의 내부는 끊임없이 진동하며 그것은 거시적 표상세계의 시공간적 연속성과 누적성과는 다른 시공간적 지위를 점하고 있다. 그것은 어쩌면 시공간을 넘어서는 자리인지도 모른다.

6. 이러므로 거시성의 세계와 생성이 종결된 표상세계를 체험하는 개체에게 시간성과 누적성은 피할 수 없는 구체적 사태가 된다. 그리고 거시성과 동일한 층위인 매개성의 특성을 고려해 볼 때 시간의 누적성은 피할 수 없는 숙명과도 같다. 그러나 사건의 발생과 생성의 문제, 표상의 원천인 자연의 활동성의 문제를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직관적으로, 그리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관점들에서는 시간의 시간성과 누적성만이 자연의 가장 궁극적이고 일반적인 특징이 아닐 수 있음을 조심스럽게 조명한다. 이 두 관점은 일각의 동양철학적 사변, 융과 파울리의 동시성에 대한 논의, 그리고 양자론에 있어서 시공간에 대한 논의에서 개인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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