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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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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22. 하늘에 대하여





우리는 신이라는 존재를 궁극적으로 긍정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우리의 의지'에 의해 출현한 존재가 아님을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이러한 존재의 피투성에 대하여 한쪽은 그 존재의 근원을 신으로 고백하고, 다른 한 쪽은 자연으로 고백한다. 이 근원을 신으로 보는 것과 자연으로 보는 것의 판단과 선택은 전적으로 개인적인 문제로 보여진다. 그게 옥캄의 면도칼이든 생존하기 위해 쥐어든 식칼이든 이 이해의 방식과 선택의 문제는 결국은 개인의 문제로 보여진다. 물론 이러한 개인의 환경에는 그동안 쌓여왔던 문화적 적층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삶과 세계과 인간의 기원에 대한 고민속에서 우리는 '하늘'이라는 관념을 한번 헤아릴 필요가 있다. 그러한 하늘을 하늘나라, 천국, 그리고 어떠한 전혀 다른 초월적인 공간으로 표상화 해서 이해하는 일각의 종교적 도그마에 기원하는 관념은 지금 논의의 대상에서는 배제될 것이다.

하늘은 무엇일까. 하늘은 말 그대로 땅의 댓구이다. 고대사람들은 하늘을 정말 하늘적으로 생각을 하였을 것이다. 그것은 가장 고귀한 시공간적 의미를 지니고 높은 가치를 내포한 곳으로 이해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가 둥글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후로 물리적 하늘과 우리의 가치에 대한 숭상의 의미로서의 하늘의 공간적 겹침은 더 이상 존재할 필요가 없어졌다. 즉 직접적인 자연의 대상과 결부된 하늘이 은유적 시공간으로서의 하늘로 변모된 것이다.

우리에게 하늘이 필요한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즉 위에서 말하였다 시피 우리는 우리에서부터 자족적으로 주체적으로 출현한 존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는 우리의 모태는 우리가 아니라 우리 밖의 저 자연, 저 실재, 저 환경임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절박감인 것이다. 생명의 출현을 보자. 여자와 남자가 만나 정자와 난자의 결합을 이루었다고 해서 그 여자와 남자가 엄밀한 의미의 생명을 탄생시켰다고 말을 할 수 있는가? 생명을 탄생시켰다고 하기 보다는 생명의 가능태 안에서 정자와 난자라는 생명의 씨앗을 결합시켰을 뿐이며 이 생명의 가능태와, 결합 이후의 생명의 출현의 문제에 대해서는 사실 그 여자와 남자가 행할 수 있는 역할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우리는 출현된 것이며, 출현된 것은 출현시키는 것과 결코 동일시 될 수 없을 뿐이다. 물론 출현된 것들과의 내재적 관계에서 새로운 출현과 잉태는 가능하지만 그것이 결코 출현시키는 동력과 동일시 될 수는 없다. 인간은 순수한 의미에서 밖에서 제작된 산물이지 인간 자체가 고안해낸 자기창작물이 아니다. 즉 이렇게 인간은 피조된 존재이며, 이 세계의 법칙에 의해 살아가고 이 세계의 법칙을 만들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를 지닌 존재이다.

이렇게 엄격하게 제한되고 피조되어진 존재에 대한 자각 속에서 인간 지성은 피조의 근거와 이 세계의 근거를 묻게 되는 것이다. 그 근거는 흔히 자연과 신이라는 두 이름으로 명명되어지는 것이며 전자에서 후자로 갈 수록 무신론에서 유신론으로의 정조가 짙어진다.

움직여지는 것은 무엇을 움직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의 능력 안에서 타인을 움직이는 능력을 말할 뿐이다. 움직임의 산물인 자기 자신이, 자기 자신을 전적으로 움직일 수 없으며, 더 나아가서 자신의 움직임의 근거가 될 수 없다. 움직여지는 것과 움직일 수 있는 근거의 일치는 절대를 의미하며 그것은 완벽한 자족성을 지닌 자연, 신, 그리고 진리를 말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늘이라고 하는 관념은 우리에게 있어서 이 세계의 모든 것을 움직이게 하고 피조되게 하며 실현하게 하지만 움직여진 것, 피조된 것, 실현된 것에서 궁극적으로 나타나거나 분석되거나 파악되지 않는 그 무엇에 대한 직관적 공간 개념이다. 물론 이러한 '하늘'이라는 개념은 터미놀로지이기 때문에 각각의 언어적 특수성과 환경과 이해에 따라 '자연'으로, '신'으로, '진리'로 달리 불리워질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하늘이라는 관념은 유한에 기여되지만 유한으로 환원되지 않는 어떠한 저 밖의 모태적 시공간을 물리적 자연에 결부시켜서 구현해낸 관념이다.

이러한 하늘이라는 관념은 피조되고 실현된 실재의 조건들의 근원이 되고 원리가 됨을 넘어서서, 우리 피조된 생명과 사건이 헤아릴 수 없는, 모든 이해의 잉여를 포괄하는 관념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그것은 형태적으로는 실재의 근거이지만 시간적으로는 실재의 종말이기도 하다. 즉 하늘은 형태적으로 땅을 품고 근거지우고 있으며 여전히 땅은 근거를 매개로 근거를 구현해 내고 있으며 그 역사의 종말은 결국 하늘이 땅에 의해서 완전히 수렴되고 해체될 때가 되어서야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의 종말은 시간적으로는 역사의 끝을 지시하고 있다. 역사의 끝이 되어서야 하늘이 모두 구현됨을 의미하고 있기 때문에 하늘은 저 미래로부터 현재로 끊임없이 유입되어 들어온다고 하여도 어법으로는 틀리지 않다.

인간론적 의미에서 피조된 인간이 하늘이라는 고양된 관념에 대한 현실적 지분을 많이 품고 있다면, 그것은 땅의 존재론적 결핍을 하늘을 통하여 이해하고자 하는 근원적 본성을 넘어서서, 피조된 모든 사태 너머에 있는 것에 대한 갈망과 관심으로 자신의 삶이 정위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물론 생명의 순간 순간은 하나의 자명하고 실재적이며 실현된 사태이다. 그러나 생명은 그 자체로서 실현된 사태라고 하는 말이 생명이 전적으로 능동적임을 말하는 바가 아니다. 생명은 순수하게 피동적이며 어떠한 능동적 환경과 사태에서 구현되어가는 것일 뿐이다.

하늘은 그러므로 존재의 근거이자 존재의 궁극적 완성, 그리고 이상향의 갈망과 결부된 표상이며, 그 표상의 문화적 표현은 천국, 종말, 희망, 비전, 정의, 그리고 유토피아에 이르기까지 대단히 다양한 방식으로 발견될 수 있다. 만약에 우리가 이 생생한 실재의 '산물'이며 이 구현되어진 세계를 넘어서는, 우리를 구현해내고 있는 실재의 전체성에 대한 감각에 민감해질 때 자연스럽게 요구되어지는 관념이 '하늘'이다.

그것은 양각의 현실에 결핍을 넘어 근원을 지시하는 어떠한 음각의 전체성이며, 우리가 여전히 이렇게 어두운 땅에 있더라도 영원한 고향이 존재해야 한다는 심연의 열망과 더불어 실재의 전체성에 대한 성찰 속에서 인류가 고민해 오고 키워 온 관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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