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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제기
사건event과 기하학적 투사geometrical projection 그리고 시공간경험time-space experience의 관계를 조금 더 명료하게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
Glossary
인과적 효과성의 지각
어둠 속에는 막연한 공포를 느끼게 하는, 분명치 않은 무엇인가가 있다. 정적 속에는 거역할 수 없는 자연의 인과적 효과성이 우리를 짓누른다. 곤충들이 낮게 울어대고 있는 8월의 삼림지의 막막함 속에서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으로부터 여러가지 느낌들이 우리에게 들어와서 우리를 압도한다. 비몽사몽간의 희미한 의식 속에서는 감각의 현시(presentation)가 사라져버리고, 주위의 막연한 사물들로부터 오는 막연한 영향에 대한 여러 느낌만이 우리에게 남아 있게 된다. (PR 175)
비감각적 지각
이러한 지각의 보다 넓은 정의가 중요한 것이 되려면, 그러한 보다 넓은 영역에 들어갈 가능양태를 나타내는 경험의 계기들이 검출될 수 있어야 한다. 만일 그러한 비감각적 지각의 사례가 발견된다면 지각을 감각지각과 암암리에 동일시하는 것은 틀림없이 체계적 형이상학의 전진을 가로막는 치명적 오류가 될 것이다.
우리의 첫 단계는 감각지각의 영역에 내재하는 제한을 분명하게 인지해야 한다. 이 감각지각의 특수한 기능방식은 본질적으로는 지각된 것을 이곳에, 지금, 직접적으로, 그리고 분리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준다. 감각인상은 어느 것이나 모두 판명한 존재라고 흄은 선언한다. 그리고 이 학설에 대한 정당한 의문은 있을 수 없다. 그러나 흄마저도 각 인상에 힘과 생기의 옷을 입히지 않았던가. 파악은, 적나라하게 감각된 것에 대한 파악조차도 그 정감적 색조, 즉 퀘이커교적 의미의 관심(concern)이라는 성격 같은 것을 박탈할 수 없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 관심성(concernedness)은 지각의 본질에 속한다.
예를 들어 붉은 반점을 응시한다고 하자. 하나의 객체로서 그 자체에 있어서, 다른 요인들에 대한 관심을 떠나서 놓고 볼 때, 이 붉은 반점은 현재의 지각활동의 단순한 객체로서, 그 과거나 미래에 대해서 아무런 말이 없다. 그것이 어떻게 생겨나는지, 그것이 어떻게 소멸하는지, 실제로 과거가 있었는데, 그리고 미래가 있을 것인지는 이 반점 자체의 본성에 의해서는 드러나지 않는다. 감각된 것을 해석하기 위한 재료는 감각된 것이 완고하고, 알몸으로, 지금 그리고 직접적으로 우뚝 서 있을 때, 감각된 것 자체에 의해서는 제공되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들을 해석하는 것이지, 그것들을 해석하는 행위에 대한 찬사가 감각된 것에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지난 200년 동안 인식론은 통용되고 있는 언어 형식을 무비판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부적절한 생각을 암암리에 끌어들이고 있다. 그래서 간결한 문체 형식의 풍부한 사용은 읽어서 즐겁고, 이해하기 쉽고, 그러면서도 전적으로 잘못된 철학을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관용법이 입증해주는 바로는, 이러한 불모의 감각된 것에 대한 우리의 습관적인 해석이 특정 사례에서는 오류에 빠지기 쉬운 것이긴 하지만, 대체로 상식을 충족시켜준다. 그러나 이와 같은 해석이 의거하고 있는 증거를, 감각지각이 그것과 융해되어 있고, 그것 없이는 결코 있을 수 없는 그런 비감각적 지각(non-sensuous perception)의 광범한 배경과 전경으로부터 전적으로 이끌어내고 있다. 우리는 전적으로 현재의 사실에만 관계되는, 윤곽이 선명한 감각지각을 인지하지 못한다.
인간의 경험에 있어 가장 압도적인 비감각적 지각의 예로는 우리 자신의 직접적인 과거의 지식을 들 수 있다. 내가 언급하고 있는 것은 하루 전의, 한 시간 전의, 혹은 일 분 전의 우리의 기억을 말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러한 기억들은 우리의 인격적 존재가 개입하는 계기들(occasions)에 의해서 희미해지고, 혼란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직접적 과거는 계기나 또는 일군의 융합된 계기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계기는 직접적 과거와 현재의 직접적 사실 사이에 개재하면서, 아무런 지각적 매체가 없는 경험과 관계를 맺는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그것은 10분의 1초와 2분의 1초 전 사이에 있는, 우리 과거의 한 부분이다. 그것은 이미 지나가버렸다. 그럼에도 여기에 있다. 그것은 의심할 수 없는 우리의 자아이며, 우리의 현재적 존재의 기초이다. 그러면서도 현재의 계기는 자기동일성을 요구하는 한편, 모든 살아있는 활동성에서 지나가버린 계기의 본성 바로 그것을 분유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수정하며, 그것을 다른 영향으로 조절하며, 그것을 다른 가치로서 완성시키며, 그것을 다른 목적으로 편항시키는 일에 관계하고 있다. 현재의 순간은, 현재의 직접성 속에서 직접적 과거가 연속적으로 살아 있는, 저 자기동일성 속으로 타자(the other)가 유입해 옴으로써 구성된다. (AI 287-289)
느낌의 순응
이 설명에서 또 하나의 논점, 즉 자연의 연속성에 관한 학설이 등장한다. 이 학설은 경험의 계기가 절대적 개체성을 지닌다는 학설에 균형을 부여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렇게 제약을 가하기도 한다. 직접적인 과거 계기의 주체적 형식과 새로운 계기의 성립에 있어서 그 원초적 파악의 주체적 형식 사이에는 연속성이 있다. 많은 기초적 파악의 종합과정 속에 변형이 개입한다. 그러나 직접적 과거의 주체적 형식은 현재의 그것과 연속해 있다. 나는 이러한 연속의 학설을 ‘느낌의 순응성’(Doctrine of Conformation of Feeling)이라 부르고자 한다.
어떤 기간에 어떤 사람에게 화나는 일이 생겼다고 가정해보자. 4분의 1초 전에 그가 화났다는 것을 지금 어떻게 알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그는 그것을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그것을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러나 내가 묻고 있는 것은 바로 이 기억이라는 기묘한 사실이며, 나는 눈에 띄게 생생한 사례를 선정했던 것이다. ‘기억’이라는 낱말만으로는 아무것도 설명해주는 바가 없다. 새로운 계기의 직접성에 있어서 제1의 위상은 느낌들의 순응의 위상이다. 과거의 계기가 향유했던 느낌은 새로운 계기 속에서 느겨지는 여건으로서 현재하고 있으며, 주체적 형식은 그 여건의 느김의 주체적 형식에 순응하고 있다. 그래서 만일 A가 과거의 계기이고, D가 화를 내고 있는 A로서 기술할 수 있는 주체적 형식으로 A에 의해 느껴지는 여건이라고 한다면, 이 느낌-즉 A가 노여움이라는 주체적 형식을 가지고 D를 느끼는 것-은 최초에는 새로운 계기 B에 의해 노여움이라는 동일한 주체적 형식을 가지고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노여움은 잇따라 일어나는 경험의 계기들을 통해서 연속되고 있다. 이러한 주체적 형식의 연속성이 B의 A에 대한 최초의 공감이다. 그것은 자연의 연속성에 있어서 주요 근거가 된다.
화를 내고 있는 남자를 좀더 파고들어가서 고찰해보기로 하자. 그의 노여움은 그가 여건 D를 느끼는 주체적 형식이다. 4분의 1초 후에 그는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그의 과거를 현재의 여건으로서 구현하고 있으며, 과거로부터의 여건인 노여움을 현재 속에 품고 있는 그 느낌이 의식의 조명권 내에 들어오는 한, 그는 과거 정서의 비감각적 지각을 향유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이 정서를 객체적으로 과거에 소속된 것으로서 향유하며, 형식적으로는 현재 속에 연속된 것으로서 향유하고 있다. 이러한 계속이 자연의 연속성이다. 내가 이 논점을 상세히 논의했던 이유는, 전통적 학설이 이 점을 부인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비감각적 지각은 자연의 연속성의 한 국면인 것이다. (AI 291-292)
에너지의 흐름
인간의 정신적 활동을 포함하는 경험의 계기는 자연을 구성하고 있는 사건들의 지평 한쪽 끝에 이쓴 극단적인 하나의 사례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는 이러한 극단에 주의를 고정시켜왔다. 그러나 인간의 경험을 자연 밖에 놓기를 거부하는 학설 모두는 인간의 경험을 기술함에 있어 덜 특수화된 자연적 사건들을 기술하는 데에도 개입하는 요인들을 발견해야 한다. 만일 이러한 요인이 없다면, 자연 내부의 한 사실로서 인간 경험에 관한 학설은 그 유일한 장점이라는 것이 고작 익히 안다는 것이 위안이 될 뿐인 막연한 말투에 근거를 둔 한갓 허세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원론을 적어도 잠정적인 학설로서 인정하든가, 아니면 인간경험을 물리과학에 연결시키는 동일한 요소를 지적하든가 해야 할 것이다.
물리학은 자연적 계기를 에너지의 장소(locus of energy)로 보고 있다. 그 계기가 다른 무엇이든 간에, 그것은 에너지를 품고 있는 개체적 사실인 것이다. 전자, 양성자, 광자, 파동, 속도, 투과성이 강한 방사선과 약한 방사선, 화학원소, 물질, 공허한 공간, 온도, 에너지의 저하 등등의 낱말들은 모두 다음과 같은 사실을 나타내고 있다. 즉 물리학은 각 계기가 그 에너지를 품고 있는 방식에 관해서 계기들 간에 질적 구별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구별은 에너지의 흐름에 의해서, 즉 문제의 그 계기가 에너지를 자연의 과거로부터 계승하여 미래로 전달하려는 방식에 의해서 전적으로 이루어져 있다. ‘포인팅의 에너지 흐름’(Poynting Flux of Energy)에 관한 논의는 전기역학에 관한 가장 매력적인 장의 하나이다. 47년 전, 젊은 대학원생 시절에 나는 J. J. 톰슨 경의 강의를 통해서 처음으로 그것을 청강하였다. 당시에 그것은 포인팅이 공표한 지 얼마 안된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러나 그 발견의 아버지는 필요한 모든 원리를 해명했던 위대한 클러크 맥스웰(Clerk Maxwell)이었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 유일한 결론은 에너지는 시-공을 통해서 인지될 수 있는 경로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에너지는 특수한 계기로부터 특수한 계기로 통과한다. 각 점에 정량적 흐름과 일정한 방향을 갖는 흐름이 있다.
이는 연속성에 의한 물리적 자연의 개념이다. 사실상, 연속성의 개념은 클러크 맥스웰의 사고에서 지배적 개념이었다. 최근의 물리학에는 대안이 되는, 구별 가능한 개체성의 개념이 다시 중요한 것으로 등장하였다. 전자와 양성자와 광자는 단위 전하(unit charges of eletricity)이다. 또한 에너지 흐름의 양자라는 것이 있다. 연속성과 원자성이라는 이러한 자연의 대비되는 양상은, 서구 사상에서 그리스인들에게서 이루어진 과학의 기원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더욱 확실한 결론은 연속성과 원자성 중에 어느 것도 없어서는 안된다는 것, 그리고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과학의 현단계와 관련된 그와 같은 대비의 현대적 국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AI 293-2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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