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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용

(2007-02-08 12:39:00, Hit : 5686, Vote : 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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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의 신의 속성

화이트헤드의 신관은 과학적 우주론에 관련되어 있고, 또한 형이상학의 근본이 된다. 화이트헤드의 신 개념은 전통적인 기독교의 신 개념과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화이트헤드는 근본적으로 실재의 개념을 ‘정적’인 개념인 존재로서가 아니라 ‘동적’개념인 ‘형성체’로 이해하는 과정 형이상학에 그 근본을 두고 있다. 모든 것은 과정이 실재보다 더욱 근원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그는 기독교신학에 있어서 신 개념에 대한 오류를 세 가지로 말한다. 첫째, 전통적인 희랍의 철학에서 파생된 신 개념은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비롯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형이상학을 완전한 것이 되게 하기 위해서 “원동자(原動者:prime mover) 혹은 ‘부동의 동자’(Unmoved mover)개념인 신(神)을 도입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화이트헤드는 이 “원동자(原動者:prime mover)의 개념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잘못된 물리학과 우주론의 세부적인 것에 사로잡혀 있음을 일깨워 준다.고 보았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부동의 동자’(Unmoved mover)개념을 부정한다. 둘째, 신을 한 번에 세상을 창조한 ‘초월적 창조자’ 및 ‘최고의 실재’로 보는 것을 지적한다. 셋째, 신을 통치자의 개념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러나 화이트헤드에게 있어 신은 가능성의 총체를 조망하여 새롭게 출현하는 현실체들로 하여금 자신의 형성에 적합한 가능성들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일을 한다.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특수화  되기 위해서는 어떤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구체성(한계성)이란 모든 과정에 있어서 본질적이다.  구체성의 원리 없이는 어떠한 개체도 있을 수 없으며, 어떠한 현실 사태들도 있을 수 없다. 이런 점에서 가능성들은 자기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영원한 대상들에게 실제성을 부여하는 그런 현실체이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금까지의 신의 전지전능한 모습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다른 여느 다른 현실체와 동일하거나 같은 양태를 취하는 것은 아니다. 신은 절대적인 의미에서 완전하거나 궁극적이지는 않지만, 다른 모든 실재들에 비교해서는 완전성과 궁극성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이러한 이론을 완성하기 위해서인지 후반기에는 “신의 양극성이론”을 발전시킨다. 즉, 신의 “원초적 본성”과 “귀결적 본성”이라고 하는 두 가지 이론이다. 첫 번째, 원초적 본성이라 함은 신의 추상적인 측면을 말하는데 즉 “자기 자신과 홀로 관계하는”신을 말한다. 이 원초성 때문에 모든 영원한 대상들을 개념적으로 조망함으로써 신은 모든 가능성들을 자기 안에 포함한다. 이 개념은 시간적 의미도 없으며, 어떤 개별적 현실체와도 무관하다. 그것은 어떠한 현실성도 지니지 않는 신의 순수한 개념적 측면이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신의 원초성은 현실성의 기초가 된다. 왜냐하면 그것은 가능성들의 현실화를 위한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의 이러한 원초적 본성 때문에 우리는 신을 가능성의 구조요, 현실화의 맥락이라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 귀결적 본성이다. 이 본성으로 인해서 신은 본질적으로 물적인 실재에 관계된다. 이것은 이 세계의 현실 사건들이 그 안에서 객체화되는 신의 구체성(God's concreteness)을 의미한다. 신은 자신의 귀결적 본성으로 인해서 실재를 계속해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그 자신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신은 다른 현실체들과 동일하게 포착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포착은 현실태와 가능태를 모두 포착하고 있다. 그리고 더 나은 미래로 ‘유인’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개체들이 행사하는 자유 앞에서 무력하다. 다만 신은 보다 더 많이 안다. 이것은 이상계를 직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고 그래서 더 많이 괴로워한다.  화이트헤드의 신관은 추상적이면서도, 구체적이고, 영원하면서도 시간적이며, 초월적이면서도 내재적이다. 그래서 그는 역사의 신만이 아니라 철학의 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의 종교적인 욕구와 형이상학적인 모든 욕구를 다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화이트헤드의 신에 대한 설명에는 분명히 많은 문제점들과 의문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중요한 장점들이 있다. 첫째, 그는 인간의 심리학적인 요구나 또는 인간의 다양한 전통의 불가해한 기원으로부터 나타나는 신이 아니라 이성의 절박한 사정에서 온 신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이로써 화이트헤드에게 신은 회의적인 합리주의자들의 공격에 맞설 수 있다. 게다가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신은 위로하고, 사랑하며, 이해하는 신으로서, 세계 안에 구체적으로 살아 활동하는 신을 보여주려고 애썼다는 점을 높이 살 수 있다.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 아우구스티누스나 토마스 아퀴나스의 신 관념보다는 그의 관념이 신의 형상을 이해하는데 꼭 적절하다고 할 수는 없으나 설득력은 최소한 지니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또 기독교 신 이해는 전통적인 형이상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따. 물론 기독교 역사 안에서 형이상학적 구분을 받아들이면서 이를 신학에 적용했지만 이는 언제나 기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차원에서 주어지는 것이었다. 물론 화이트헤드의 신 이해가 전통적 형이상학을 기반으로 한 신학적 이해를 비판하는 것은 일면 타당할 수 있다. 하지만 위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는 언제나 기독교의 자유를 염두에 둔 결정이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화이트헤드의 철학이 갖는 새로운 가능성이 비판적으로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에게 자신을 계시하신 하나님은 이 모든 것을 넘어서 사랑 가운데 모든 존재의 세계를 은총의 세계로 변혁시키는 분이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