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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용

(2007-02-08 12:43:51, Hit : 5222, Vote : 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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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의 인간론

   최근에 발전된 인간에 관한 연구는 지금까지의 기독교인들이 믿어 왔던 인간에 대한 이해를 지지하는 것도 있으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이러한 결과로 기독교인들은 지금까지의 지지했던 인간에 관한 사고를 다시 재형성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과정사상은 인간 본성에 대해서 나름대로의 해석을 지니고 있다.
과정사상에서는 인간 본성에 대해서도 다른 실재들과 마찬가지로 현실사태라고 하는 견지에서 기술되어지고 있다.
즉 인간을 단일한 본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현실사태하고 하는 것은 일련의 질서 속에서 진행되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의 역사라고 하는 것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지속되어지는 연속성으로 정의된다.
   전철 교수는 그의 논문 “화이트헤드의 인간이해- 현실적 존재(actual entity)를 중심으로”에서 화이트헤드는 첫째로, 인간의 총체적인 경험을 합리적으로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는 형이상학적 구도에 관심을 두었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이트헤드는 인간에게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다.
화이트헤드의 인간론은 형이상학이라는 토대 위에서 조명되어야 할 범주이기 때문에 그의 형이상학의 전체 구도 안에서 생명, 그리고 ‘고등의 유기체’인 인간과 인격의 문제를 중심으로 추적해 들어가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했다.
   둘째로, 화이트헤드는 인간의 경험적 차원과 구체적 사실에 철저하게 집중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과 사실에서부터 단절된, 추상화된 관념에 대하여 화이트헤드는 끊임없이 비판한다.
화이트헤드는 그의 책 ‘과정과 실재’에서도 추상적이고 고답적인 우주론을 논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인간 경험의 다양한 문제들을 자신의 형이상학 안에서 치밀하고 지속적으로 해명하려 한다.
어떤 방식으로 돌은 생존하는가? 왜 해바라기는 태양을 향해 움직이는가? 감각은 무엇인가? 의식은 무엇인가? 하는 일상적인 물음에서부터 심오한 종교적인 물음에 이르기까지 그는 다양한 물음들을 자신의 형이상학 안에서 끈질기고 치밀하게 해명하려고 한다.
   셋째, 화이트헤드의 인간이해의 관점은 비합리주의와 합리주의, 양 계보 가운데 철저한 합리주의의 입장에서 서 있다. 우선 그는 사변의 가설적 성격을 전제한다.
사물의 본성을 이해하는 인류의 노력은 천박하다고 솔직히 고백한다.
또 인간의 통찰력의 한계와 언어의 결함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오히려 본질적으로 불가지적이어서 통찰의 섬광으로도 파악할 수 없는 원리란 없다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상을 명석하게 하려는 모험을 인간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것은 합리주의적 모험이며, 끊임없이 나아갈 뿐 결코 멈추는 법이 없는 인류의 전진인 것이다.
   전통철학은 인간은 개체적 본성이라고 보지만 과정철학은 인간의 복합적이고, 시간적인 본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지속적 대상이라고 보는 것이다.
인간만이 유일한 지속적 대상은 아니지만 인간은 다른 실재들과는 달리 유전성이라고 하는 것이 있다.
이러한 인격적인 사태 연계체를 구성하며 이로써 사람의 인격성이 정의된다.
따라서 화이트헤드의 철학에서 인간의 몸과 영혼을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과정사상에서 보면 몸과 영혼의 차이란 인간을 형성하기 위해서 결합된 물질과 영혼이라는 두 구성 요소 사이의 차이가 아니라, 하나의 살아있는 연계체 안에 있는 고등 사태들과 하등 사태들 사이의 차이이다.
이 때 각개의 사태들은 그 나름대로의 독자적 실재성을 누리고 있다.
우리의 경험하는 것은 모두 살아있는 유기체로서 내적 기능과 의식작용이 가능해진다.
   그것은 모두 두뇌에 있는 중앙 사태들에 의해서 통제되고 통일된다.
그런데 중앙사태는 몸을 이루고 있는 하등사태들과 독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연계되어 있다. 몸은 자아를 외계와 연결시켜주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몸이라고 하는 것은 세계의 일부가 되고, 세계 안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간략하게 말하면 자아를 규정짓는 중앙사태는 자아가 포착할 수 없는 먼 거리에 있는 많은 사태들 사이와 서로 연관되어 있고,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즉 나의 몸과 세계는 이러한 관계성들 안에 위치하는 단계들이다.
자아 곧 조정하는 사태는 영혼이라는 기독교적인 개념에 가장 가깝게 상응한다.
화이트헤드의 영혼은 종교적인 의미를 내포하지 않는다. 막연하게 그것을 생명, 또는 지속적 대상들의 정신이라고 표현한다.
그가 말하는 영혼은 전통적인 기독교 사상과 구별되는데 그것은 영혼은 시간 속에서 지속되다가 영원으로 들어가는 어떤 본체적인 형상이 아니라고 한다.
오히려 영혼은 자아를 규정짓는 조정사태들의 연속체들이다.

   결국 화이트헤드는 우리가 우리 자신을 어떻게 경험하느냐에 따라 인간론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인간은 제 자신의 몸을 제 자신으로 경험하나 자신은 또한 몸의 어느 독특한 부분과도 구별되는 것으로 경험한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몸의 각 부분이 분해 되더라도 ‘자신(self)'은 나눠지지 않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바로 경험이 항상 몸이라는 것을 매개로 해서 생겨나게 된다.
사실상, 인간이 경험하는 것은 인간이 제 자신이라고 동일시하는 일정한 장(場)내에서 생기는 복합적 단일체(a complex unity)인 것이다.
이 복합적 단일체는 그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수백만 개의 세포들의 연계 관계적 기능이다.
그래서 인간의 몸은 시. 공간 안에서 생기는 사실 계기들의 연계망 관계적 망(a coordinated nexus)인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전통적 기독교 사상과 달리 영혼을 실체적으로 이해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기서 실체적이란 말은 시간을 통해 영원 속에 지속되는 것과 같다.
그것은 오히려 자기를 정의하는 연계 관계적 계기들의 계속성인 것이다.
화이트헤드는 영혼을 ‘인격적 경험의 연계 관계적 흐름’ 혹은 ‘생명의 실줄(The thread of life)’이라고 정의했다.
이런 정의는 전통적인 기독교의 영에 대한 개념과는 상이할 뿐만 아니라 상통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요한 차이점은 인간의 영혼과 다른 피조물, 특히 고등영장류 같은 피조물 속에 있는 영혼을 구별시키지 않는 점이라고 할 수 있다.
단지 고등사태와 하등 사태와 연계로만 이해하는 화이트헤드의 인간론은 영혼까지도 물질의 단계로 설정한다는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인간 사이에도 다른 영혼의 단계를 설정할 수 있음을 화이트헤드는 간과하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화이트헤드와 과정신학자들은 인간의 영에 대해서 전체성을 강조하고 그리스도와의 연합,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연합을 통해서 개인 영성의 전인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한다.
그는 본래적 실존이라는 하이데거나 사르트르의 글 속에 나타난 인간의 고립된 개체성을 초월하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중요한 요소인 타자라는 공유된 세계 속에서의 만남이 영적인 전체성의 획득의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 본다면 하나님과의 연합, 혹은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을 과정신학자들의 참여와 연합으로 이해한다면 화이트헤드에게서 우리는 또 하나의 우리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과정신학자들에게 있어서 사랑이라는 것조차 ‘공명적 수용’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 자신을 타인의 생을 위해 내어 줄 수 있는 것은 환상이 아니라 충분히 실천적 방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화이트헤드의 말은 우리가 이해하는 하나님의 형상 회복과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