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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호

(2009-07-10 13:24:40, Hit : 3441, Vote : 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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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is Life... Life is beautiful.....

"Live is Life, Life is beautifull"

소위 '영웅'들이 한 분씩들 가시고 있다.

영웅. 어둡고 눅눅한 방에서 슬래트 지붕에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잠을 깨면 아무리 눈을 떠도 밝아지지 않던 세상이 있었다. 그런 세상 한 가운데에 '쿵'하고 나타나서 굳세고도 늠름하게 까불어주시던 영웅들. 저들이 들려주던 감미롭고 발랄한 음악들 귀에 꼳고 나선 산책길에는 언제나 까칠까칠한 풀섭들에 겹겹이 쓰라리곤 했었는데 그래도 마냥 발랄한... 실로 'Life is beautiful/Roberto Benigni'필의 청춘 아니었던가.

결국... 50대가 되어버린 그 영웅들이 한분씩들 가시기 시작한 것이다.

하긴 생각해보면 불혹(不惑)이다. 우울하고 나약하게 마이마이에 꿈을 실고 뒷산을 헤멜 때는 지났으니 한분씩들 가셔야 하는 것일 수도 있다.

500원하던 떡볶이가 4000원이 된 현실을 씹으며 생각해 본다. 그래 이젠 하나씩 가는거다. 연신 바람이 불어오고 있지 않은가. 비둘기는 펄럭데고 쌀알들은 흩날리고 햇볓은 내려 쪼이고... 영웅들은 하나씩 가는거다.

'행복했을까?' 기회주의적인 질문이 뽀얗게 산개(散開)했다. 음악은 환상이다. 청각은 인간의 현실감을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감각이다. 그걸 사로잡음으로 환상속에 밀어넣는 것이다. 우리는 환상에 빠져서 아우성치지만 무대위의 주인공은 '노가다'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연이 거듭될 수록 '환상'을 창조해줄 무엇인가가 필요할 듯. 약에 대한 불길한 기사들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환상은 여러가지 현실적인, 그리고 우울한 단서들에 밀려 '왠지 씁쓸한' 단어들로 대처되고...

행복했을까... 길가의 꽃들도 이름모를 산새들도, 물속의 물고기들도 삶의 솔직한 힘 앞에서 다들 행복한데, 삶을 충분히 누리며 행복한데. 행복했을까...

거짓은 괴롭고 힘겨운 것이다. 심지어 많은 돈과 명예를 주며 그 거짓을 보여줄 것을 강요당할 때... 진통제가 필요했을 것이다.

하루를 살다가는 하루살이들도 힘차게 비상하며 삶을 노래한다. 따악하며 맞아죽을 지라도, 화르륵 산화해버릴 삶일 지라도 둥글게 둥글게 열정에 사로잡혀 비상하다 가는 것이다.

몸과 마음이 자라날 수록 환상보다 찬란한 '삶의 진실'을 보게 된다.

거짓이 흉내낼 수 없는 삶의 신비로운 날개짓을 보게 된다.

태양과 함께 떠오르는 충만한 삶의 음악이 있다.

마이마이가 담아 낼 수 없는 'Live'가 있다는 것이다.

조그마한 밧데리에 의지하여 꼼지락 꼼지락 오토리버스 하는 플라스틱으로는 도저히 담아 낼 수 없는 .....

훌륭한 목수의 오래된 연장에는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때묻은 아름다움이 반질거린다. 비오듯 땀을 쏟으며 열과 성을 다한 집중과 인내가 달콤한 휴식과 함께 사포가 되어 유리처럼 다듬은 것이다. 육체가 자라날 수록 그렇게 다듬어져 가야 한다. 밧데리나 갈아끼우며 똑같은 음악을 오토리버스하는 플라스틱처럼 늙어서야 어찌 '음악'을 담겠는가? '진통제'는 몰라도. 신은 셀로판 테잎에 아슬 아슬하게 얹혀져있는 자성신호가 아니다. 수백만개씩 복사되어 수 억명에게 똑같은 내용과 몸짓으로 "똑같이" 뚱따당대는 '산업'이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팔리는 것은 좋지 않다. 팔고 돈새며 감격하고 감동하는 '성공'도 '진통제'의 매캐하고 어리어리한 망각으로나 겨우 진정시킬 고통을 사라지게 못한다.

참으로 전해주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다. 내가 지금 진입하고 있는 그 기쁨이다. 다시 새롭게 열리고 있는 '세계'이다. 건강하고 푸르게 숨을 고르며 내 앞에 다시 열리고 있는 '삶'이다. 신은 그렇게 성육신 한다.

오늘도 나는 사랑하는 이의 향기에 눈을 뜬다. 바람은 우리들 사이를 채우고, 태양이 떠오르며 서서히 달아오르는 모든 육체들과 함께... 건강하게 장성한 몸으로 사랑하는 황금기에 우리는 서 있다.

살아있는 모든 것들과 함께 느끼는 이 삶의 열정이 제대로 드러나기를...

찬란한 빛깔의 깃털들로, 영롱한 목소리의 노래들로, 산하를 울리는 울음소리들로, 맹렬하게 달려가는 굳센 달음질로, 신묘하게 울려퍼지는 아름다운 선율로, 가슴을 울리며 진실을 알리는 웅변으로, 삶의 진액이 눅눅하게 배인 찐득 찐득한 글로.... 지릿하게 땀네 물씬한 사랑가득한 노동으로... 사랑의 감격에 만족한 화사한 웃음 가득한 얼굴들로...

진통제를 먹어가며 보여주어야 하는 '행복'에 시달리는 '영웅'들이 더이상 없기를 바란다. 그런 '환상'을 프로모션하고 팔고 사고 만지작 거리고 모으고 귀틀어막고 정신 넋빠진 눈으로 '무능'하고 '무력'한 '청춘'들에게... 씨익 웃으며 떡뽂이 국물 묻힌 순대 권한다. 내 특유의 조크와 함께...

삶은 창자에 갖혀 뭉클 거리는 찹쌀 맛이라고.... 시뻘겋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