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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대종 | (2013-06-11 10:55:41, Hit : 290, Vote :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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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과학 세미나를 마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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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과 과학을 한 학기 동안 공부한 것은, 나의 신학의 길에 신학공부 방법과 우주의 대한 세계관을 보다 넓힐 수 있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신학은 서양문명 속에서, 한 때는 학문의 여왕이라는 칭송을 받을 때도 있었다. 계몽주의 이후, 근대문명의 발달로 인해 과학이 물리적인 세계와 우주에 대한 신비를 하나하나 밝히면서, 역사 속에 신학이 주창한 내용들이 생뚱맞은 지경에 빠지는 위기를 겪게 되었다. 그러나 신학의 문법과 과학의 문법이 다르게 작동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면서 신과 세계를 이해한다면 신학이 구태여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19세기 과학의 논리실증주의적인 합리적 자연주의는 인간만세를 외칠 정도로 극도로 오만해 진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제1차 세계대전에서 보듯이, 인간 이성이 폭력적인 방식으로 드러날 수 있음도 경험하였다. 그 이후, 20세기를 거쳐 지금까지 신학은 과학에 비해 극도로 소심한 길을 가거나, 폐쇄적인 학문으로 전락한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신학과 과학은 서로 상생할 수 있는 길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양자가 서로 담을 쌓을 것이 아니라, 서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다리를 놓음으로 양자가 풍요로운 세계이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신학함에 있어 과학의 발견은 신을 이해하고, 세계를 이해하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측면이 있다. 창조와 진화의 지리멸렬한 논쟁을 피하고, 고대의 신화적 세계관 속에 나온 신과 세계 이해와 오늘날 다시 발견하고 찾은 세계를 바르게 인식하면서 얼마든지 신과 세계를 새롭게 이해하고, 재해석해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이 수업은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자신의 생각들을 끄집어내어 토론하려는 노력들이 긍정적으로 남는 세미나였다. 서로의 의사를 주고받는 중에 나름의 영감들을 얻을 수 있고,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을 다른 원우와 교수를 통해서 이해하고 막혔던 것들이 뚫리는 경험을 한 듯싶다.
전철교수는 해방 이후, 김재준 목사가 역사비평 등을 한국교회에 소개하면서 당시로써는 매우 급진적으로만 보였던 사상이 오늘날에는 거의 대부분의 신학교에서 받아들이는 이론이 된 것처럼, 21세기는 신학과 과학에 대한 패러다임이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적이 있다. 나는 그 말에 공감한다. 삶의 환경이 전과는 다른 21세기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신학적 패러다임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20세기에 칼 바르트, 불트만 등 위대한 신학자들이 있지만, 그들도 시대의 아들이다. 그 시대 속에 그들의 신학방법론이 유용했기에 20세기의 신학사상의 주류로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는 갈수록 문명이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상상치 못했거나, 상상만 했던 것들이 현실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나는 과학이 신학적 상상력을 풍성하게 해 줄 방법론 중의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신과 우주는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다. 디지털혁명의 시대는 신 경험도 지난 세기의 사람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경험될 여지가 많을 것이다. 과학은 인간과 세계의 신비한 영역들의 지평을 전보다는 더욱 넓고 깊게 열어갈 것이라 생각한다. 첨단 과학의 시대에, 신학은 과학의 성취들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서로 win-win하는 매력적인 방법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음을 수업을 통해 배웠다. 양자물리학이라는 미시세계의 이해와 형용할 수 없이 무한한 우주의 거시세계의 이해는 신학함에 상상력을 자극하고, 플러스알파의 효과를 이끌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고 했다. 과학의 시대에는 과학이라는 부대가 필요하다. 신학과 과학은 새 포도주를 담을 또 하나의 부대를 발견한 세미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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