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애릭 케스트너의 연극을 보았다. 권력과 독재가 국민을 어떻게 몰고가는지를
잘 표현한 연극이었다. 그 연극 도중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정신Geist 이성Vernunft 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거기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권력적 폭압과 여건에서도
그 여건giveness를 인지하고, 수용하며, 극복하고자 하는
끊임없는 인간 정신의 운동에 관한 아우라를 표현한 대목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정신은 정보와 존재가 아니라 끊임없이
주어진 것을 넘어서려는 운동일런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나의 정신을 알고 있는가?
아쉽지만 내가 나의 정신을 알고 있다면
그 정신은 어떠한 data를 담고 있거나, 혹은
그 정신의 운동이 이미 지금 나의 관찰에 의해
'대상화' 되었음을 의미한다.
차라리 나는 정신의 운동의 산물일 지언정
내가 정신의 운동을 알 수는 없는 일이다.
이것은 철학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동시에
심리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나를 주관적으로 주체적으로 움직여본 경우가
거의 없음을 경험적으로 감지하고 있다.
단지 내 정신의 패턴의 외화는 경험상 다음과 같으며
이러할 경우는 내가 어떻게 어떻게 물리적 조건을 구비할 때
그 정신의 패턴을 더욱 활성화 혹은 제어할 수 있음을
발견한 적은 있었다.
정신의 특성은 소유와 저장이라고 하기 보다는
끊임없은 존재에 대면하면서 그 존재를 넘어서려는
비약과 생성의 운동과도 같은 것이다.
신학적으로 이것은 '신의 vision'일 수 있으며
철학적으로는 절대정신과 관여한 나의 정신일 수 있으며
인식론적으로는, 나는 내 영혼의 운동, 지각, 감각의 과정에
개입될 수 없고 오히려 그 과정의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는 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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