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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훈 | (2012-09-26 08:01:09, Hit : 200, Vote : 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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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석하는 인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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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로마서 1장에 바울이 자신을 소개하는 본문을 가지고 설교를 했다. 설교를 준비하면서 바울이 로마서에서 자신을 사도라고 생각하게 된 배경과, 바울이 무슨 뜻으로 복음이라는 단어를 쓰고 있는가?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다. 왜냐하면 바울은 자기를 사도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제자가 아니었고, 그런 의미에서 자기를 사도로 이해했다면 굉장히 독특한 자기 인식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또한 복음의 의미도 바울에 와서야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복음과 비슷한 의미로서의 체계가 잡히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바울의 해석은 시종일간 자의적이고 무리한 해석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다.
책의 내용은 간략하게나마 해석학이 발전하게 된 역사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성서 해석의 문제가 성서 텍스트 이외의 해석과도 연결이 되고 정신과학이나 다른 학문과도 연결지점이 열린다. 그리고 이것은 다시 인간의 실존과도 연결이 된다. 왜냐하면 인간은 해석하면서 실존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해석은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지는데, 따라서 인간이 언어를 쓰면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한 인간은 세상과 자신을 해석할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바울은 자신과 예수를 획기적으로 해석했던 사람이 아니었나 싶다. 유대교를 예수라는 한 인간을 중심으로 해석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굉장히 무리한 일일 수 있다. 하지만 바울은 그 일에 어느 정도 성공하였고, 또한 자기가 이방인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선택받았다는 자기 인식 또는 자기 해석을 바탕으로 자기 삶의 방향을 설정했다. 그리고 그러한 해석은 그 목적을 향한 큰 의지를 만들어 내었다. 예수를 자기의 방식으로 해석하는 일은 세상을 해석하고, 자신을 해석하는 일에 영향을 주어 그의 인생을 크게 바꾸어 놓았다.
따라서 신, 세상, 나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인간의 인생은 결정되는 것 같다. 이것이 우리가 결코 해석학을 가볍게 대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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