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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의 긍정적인 역할을 꼽으라면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지역사회를 위한,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랑과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다.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 역사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급속한 성장을 이루었다. 또한 한국교회는 우리나라 근현대사 과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으며, 오늘날에도 교회의 힘은 정치권력, 언론권력 등 그 어떤 권력집단보다도 큰 힘을 가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모든 것들이 그렇지만 급속한 성장과 권력 뒤에는 뒤따르는 폐단도 많다. 내가 생각하기에 교회가 갖는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 오늘날 경쟁적으로 교회가 뛰어들고 있는 ‘복지’부분이 아닌가 싶다. 어느 교회라고 할 것 없이 대한민국 모든 교회가 ‘복지’라는 이름을 걸고, 노숙자나 소년소녀가장, 독거노인 등 우리 사회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에 다가가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 아마 교회가 이렇게 지금처럼 나서 준다면, 그리고 앞으로도 관심을 지속적으로 갖는다면 이 땅의 어려운 이웃에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더욱이 현재 대한민국 교회가 없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 각지에, 그리고 곳곳에 교회가 있는 상황에서 그 수많은 교회가 최소한 교회가 위치한 지역의 어려운 이웃만이라도 지금처럼 관심을 갖는다면 행정적 복지정책이 미치지 못하는 곳의 분들에게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수많은 교회가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이 ‘복지’가 과연 순수하고 진정성을 가진 복음의 실천인지 의구심이 갈 때가 많다. 물론 긍정적인 측면도 많겠지만, 내가 겪은 바로는 긍정 뒤에 부정적인 모습이 있음을 부인할 수도 없을 것 같다.
난 여기 한신대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하기 전에 다른 학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약 2년간 ‘지역아동센터’ 라는 아동복지시설에서 근무를 했었다. 흔히 일반 사람들이 알고 있는 ‘방과 후 공부방’ 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쉽다. 이곳에는 주로 기초생활수급자나 차상위계층, 혹은 법적인 지원이 없는 사각지대에 있는 저소득층인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에게 학교가 끝난 후 각종 급식, 학습, 복지, 문화, 보호, 정서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지역아동센터는 지역사회 보이지 않는 여러 곳에서 공부방 형태로 존재하다가 2004년부터 아동복지법 개정에 의해 ‘지역아동센터’ 라는 법적인 명칭을 가지고 국가에서 도움되지도 않는 보조금을 지원해주며 운영되고 있다. 지역아동센터는 2010년 기준으로 전국에 3,802개소가 운영중이며 102,089명의 아동들이 이용하고 있다. 이중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센터는 약 70% 정도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대형교회의 복지사업으로 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지만 내가 보고 들은 바로는 개척교회, 즉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조그만한 교회에서 운영하는 곳이 적지 않다. 이런 개척교회에서 운영하는 것을 단순히 비판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일반 사회복지법인이나 중․대형 교회, 혹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보다 비체계적이고 비전문적인 기술로 접근하고 아동복지사업을 위한 것이 아닌 ‘전도’의 목적으로 운영되는 곳이 많이 있음을 경험하였다. 내가 일했던 센터는 아니였지만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지역의 몇몇 군데 센터는 이용하고 있는 아동이 꼭 교회를 다녀야 하고 다니지 않더라도 끊임없이 교회를 나오도록 강요하여 아동과 그 가족들의 권리를 저버리는 행동을 한다고 듣기도 했다. 또한 운영방식에 있어서도 기독교 교리를 기반으로 하여 종교교육을 하기도 하고, 정기적인 예배를 드리며, 급식시간에도 기도를 하게 하기도 한다. 종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시설이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이용자의 권리를 무시한 채 그것을 강요하는 운영방식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8년 째 결식아동을 위해 도시락 배달을 하고 있는 한 목사님은 “지금 한국교회가 벌이는 ‘복지’는 순수하고 진정성이 없다”며 한국교회의 복지사업에 대한 강한 톤으로 비판하였다. 목사님은 “지금의 교회는 ‘복지’를 수단으로 삼아 교인수를 늘리거나 하는 등의 교회성장을 꾀하고 있다”고 말하였다. 목사님은 “지금의 한국 교회가 경쟁적으로 복지사업에 뛰어들면서 하나님이 이 땅에 전하고자 하는 진정한 행복의 가치와 기준을 교회가 앞장서서 파괴하면서 오히려 ‘행복=물질’이라는 잘못된 복음을 전파하고 있다”면서 “이것은 하나님의 뜻도 아니요, 하나님의 뜻을 거스르는 것”이라고 했다.
봉사는 복음의 핵심인 구원과 그리스도 중심의 섬김의 실천 중 하나라고 알고 있다. 한 개인의 경험담과 어느 한 목사의 말을 가지고 한국교회의 모습을 진단한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나라에서 교회를 비롯해 종교단체가 갖는 힘과 영향력을 굉장히 크다. 종교단체가 사회봉사 활동으로 펼치는 ‘복지사업’이 종교단체의 성장을 위한 하나의 ‘방법과 수단’으로 활용되지 말고 진정으로 이웃에게 행복으로 가는 길을 알려주고 사랑을 나누어주는 곳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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