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란 무엇인가?
이번 학기말 레포트의 주제는 자유였다. 그래서 나는 저번에 에세이 주제였던 교회란 무엇인가에 대해 레포트를 쓰려 한다. 교회란 무엇일까. ‘교회’라는 말은 그리스도교 이외의 종교에서도 신자의 조직체, 또는 의식ㆍ집회가 행하여지는 건물을 가리키는데 이용되는 경우가 있다. 그리스도교에서도 이 말이 처음에 연상시킨 이미지는 고딕의 대성당 또는 마을의 작은 채플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용어로서 교회는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하에 모인 사람들의 공동체를 의미한다. 현상으로서의 교회는 매우 다차원적이며 동적이다. 즉 한눈에 보이는 것인 동시에 보이지 않는 것, 인간적이며 신적, 세계 내재적인 동시에 초월적, 법률 제도적인 동시에 신비적, 죄인의 집합체인 동시에 성스러운 것이며, 이미 보편적인 동시에 아직 형성 도상에 있듯이 현대어에서 교회를 의미하는 church(영어), Kirche(독일어) 등이 ‘주에 속하는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to kyriakon에서 유래하며, eglise(프랑스어), chiesa(이탈리아어)가 ‘집회, 소집된 것’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ekklēsia에서 온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교회는 신의 발의와 계획에 의해서 소집된 자의 공동체이며, 그것을 통해서 신의 구원의 업이 수행되는 도구인 동시에, 거기에서 구원이 실현되는 장이기도 하다. 보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수는 그의 복음 선교의 활동에서 무엇보다도 교회의 창립에 힘을 쏟았으며, 그의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은 동시에 교회의 탄생을 알리는 것이었다. 그러나 교회가 공식적으로 사람들의 앞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성령강림’의 날이며, 그 이후 예루살렘을 비롯한 각지에 교회, 즉 신자의 공동체가 형성되어, 마침내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나는 이러한 교회의 본질이 무엇인지도 궁금해서 자료를 찾아보았다. 교회의 본질은 한편으로는 이들 지역적인, 눈에 보이는 신자의 공동체를 의미하는데, 한편 신앙의 눈으로 볼 때 그들 모두는 한 사람의 그리스도와 결합하여 하나의 영에 의해서 움직이는 한, 하나의 눈에 보이지 않는 보편적 교회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의 교회는 하나의 신비로서 본다. 『신약성서』에서 교회는 실로 여러 가지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는데 유명한 것을 몇 가지 들면, 목자 그리스도에 의해서 인도된 양의 무리, 그리스도를 근간으로 하는 포도나무 가지, 그리스도를 초석으로 하는 신의 집, 새로운 도시 예루살렘, 그리스도의 신부, 과거에 모세에 인도되어서 황야를 여행한 이스라엘의 백성과 같이 ‘여행하는 새로운 신의 백성’, 머리에 그리스도를 인 ‘그리스도의 몸’ 등. 이들 다양한 이미지를 통해서 떠오르는 교회의 모습은 역사 안에서 여러 가지 구체적인 형태를 취하는 신자의 공동체와, 종말에 비로소 전모를 나타내는 신비 또는 영적인 현실을 중합시킨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들은 교회라는 것은 무엇인지를 시사하는 다양한 성서적 이미지를 ‘하나님의 백성’, ‘하나님의 나라’, ‘그리스도의 몸’의 세 가지로 정리, 그들을 단서로 교회의 본질에 대한 이해에 근접한다. 교회가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구약성서』의 이스라엘 백성이다. 신은 개개의 인간을 상호 연대 없이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이스라엘 민족을 전체로서 선택, 이와 계약을 맺어서 구원의 계획 중에서 특별한 사명을 받았다. 이에 대해서 그리스도의 교회는 민족의 틀을 초월하고, 모든 구원받은 인간을 포함한 ‘새로운 이스라엘’이며, 종말을 지향해서 지상을 여행하는 ‘하나님의 백성’이다. 그런데 이 신의 백성은 그리스도가 이 세상의 것이 아니라고 선언한 ‘하나님의 나라’이며, 그 지상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좋은 보리가 독 보리와 섞여서 성장하는 것처럼, ‘하나님의 나라’는 역사가 계속하는 한 적대세력과 싸워야하며, 그 최종적 승리는 종말 시에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려서 실현된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리스도의 지배에 복종하는 공동체’로 바꾸어 말할 수 있는데, 이 지배는 밖에서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에서 생명을 주는 것으로, 그것을 시사하는 것이 ‘그리스도의 몸’이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하나의 몸이라는 것은 바울에 의해서 생생히 체험되고 강력하게 표현되고 있으며, 교회의 본질이 신자와 그리스도와의 일체성 및 그리스도에서의 신자들의 친밀한 교섭에 존재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그리스도의 신비체’는 결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믿는 모든 인간에 있어서 현실적으로 그리스도 자신이 살아있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그리스도의 진실의 몸–그것은 십자가에 못 박힌 나사렛 예수의 육신, 부활해서 아버지인 신과 함께 있는 그리스도의 몸, 성체의 비적에서 신자들에게 나누어 준 그리스도의 몸과 동일하다–에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스도의 몸’이라는 이미지는 신앙에 비추어서 비로소 인식되는 교회의 본질을 표현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교회에 대해서 이해한 자에게 그리스도교의 기본신조에서 교회는 ‘하나이요’, ‘거룩하며’, ‘보편적(가톨릭)’, ‘사도전래’라고 선언되어 있는 것은 이들 특징이 그리스도 자신에게 유래하는 것일 때 즉좌에 승인된다.
이번 기독교와 문화란 수업을 들으면서 교회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지만 레포트를 제출하게 되면서 더 심화적인 부분도 알 수 있었다. 교수님의 말씀대로 기독교적인 접근이 아닌 문화적인 접근을 통해 이해하니 보다 쉬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