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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와 문화를 마치고..
벌써 한 학기가 지나고 1학기 수업이 다 끝났다. 대학교 입학 후 첫 학기라 긴장도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대학교에 와서 어떻게 달라질까?’ 하며 기대도 가졌다. 힘들었지만 나름 대학 생활의 새로운 재미를 찾아, 이제 여름 방학을 맞게 되었다. 하지만 나의 대학 생활의 첫 발자국을 내딛으며 가졌던 기대는 지금 돌이켜 보면 나에게 너무나도 작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하고, 나에게의 실망감도 없지 않아 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을만한 그 ‘작은 결과’ 중 하나에 ‘기독교와 문화를 듣고 난 후의 나’ 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이번 기말 리포트는 나에게 큰 실망감을 가져다주지 않게 도와준 기문을 생각하며 쓰려고 한다.
처음 오리엔테이션 때 수강 신청을 하기 위해 강의 시간표를 보고 나는 기독교 학교를 괜히 온 것 같다고 생각 할 만큼 기독교와 문화와 채플을 강제적으로 들어야 하는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비록 우리 집이 기독교이긴 하지만 나는 어느새 부터인가 무교의 길을 걷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귀찮고 재미없을 것 이라는 생각을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고 있었다. 과 친구들과 같은 시간의 수업을 들어 그냥 친구들과 시간이나 때우고 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첫 수업을 듣고는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았다. 그래도 기독교 학교니 기독교를 강요하고 은근히 세뇌시킬 것 이라는 나의 생각은 점점 지워지려고 했었던 것 같다. 교수님은 기독교를 문화의 한 구성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게 하셨고 우리는 거부감 없이 기독교를 문화로써 받아들일 수 있었다. 지하철 같은 곳에 보면 그것이 사이비 인지는 모르겠지만 기독교, 종교를 남에게 극단적으로 강요하는 것을 보고, 어떤 형태로든지 종교에 대해 듣는다면 그것은 강요일 것이라고 생각해 왔다. 하지만 기독교와 문화의 첫 수업 덕분에 그 고정관념이 깨어진 것이다. 그 후부터는 지겹고 재미없을 것 같았던 4교시 수업은 다른 과목과도 다르지 않게, 그렇게 자연스럽게 나의 수업의 일부분이 되었다. 단지 지루하고 졸리고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으며, 교수님조차 보기 싫은 수업이 아니게 된 것이다. 난 종교에 관련된 수업이 나에게 그런 인식으로 다가오게 된 것이 신기했다. 교수님의 수업방식 또한 한 몫 한 것 같다. 지루한 교수님 이었다면 당연히 재미없을 것 같은 기독교 수업은 더 지루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와 문화, 이 수업을 들으며 종교를 문화의 한 부분이라는 인식을 당연하게 생각하게 된 것이 내가 생각하는 ‘작은 결과’ 중 하나이지만, 더 나아가서 생각한다면 이것뿐 만이 아닌 것 같다. 내가 비록 늙지는 않았지만, 20 평생을 살아오면서 어떠한 주위의 압력으로도 바뀌지 못했던 나의 생각을 계란프라이 뒤집든 뒤집어 버렸기 때문이다. 이것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대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내가 보이는 한 곳만 보고 그게 다 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그게 다가 아니었던 것을 알게 된 것이다. 이것을 이제 겪을 4학년까지의 대학 생활에만 적용되지 않을 것이다. 분명 나는 이제 내가 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살면서 어떤 것이든 내가 잘못되거나 좁게 보았던 것을 알아차린다면 이제부터는 나의 잘못된 시각에 이번 학기에 들었던 기문이 나의 ‘안경’이 되어 제대로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첫 수업에 그렇게 ‘새로운 안경’을 쓰고 그 후부터 들은 기독교와 문화는 나에게 ‘세계의 새로운 문화의 수업’처럼 쉽게 느껴졌었다. 그 중에서도 지금 생각하기에도 감명(?) 받았던, 내가 제일 기억에 남는 수업의 부분은 ‘교회는 무엇인가?’ 라는 제목의 부분 이었을 것이다. 나는 위에서 말했듯이 교회는 기독교를 강요하는 곳으로 여겼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그곳에 가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때는 단순히 강요받은 사람들이 세뇌당해서 다니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나도 내가 웃긴 것 같다. 수업을 듣고 내가 더 생각해 본 결과로는 교회는 힘든 자신을 쉬게 할 수 있는 쉼터의 역할과 자신뿐만이 아닌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에서 대인관계도 다질 수 있는 광장의 역할, 좀 더 넓게 생각해 보자면 봉사 활동, 기부 활동 등 정부가 손을 쓸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도 어려운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도우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되니 내가 그동안 이상한 사람들의 집합소로 보았던 교회는 지금 완전히 반대로 인식하게 되었다.
이렇게 나에게 ‘작은 결과’를 주었지만 결코 작지만은 않았다. 이 생각을 가지고 어디서든지 이 기문의 ‘작은 결과’를 잊지 않는다면 내가 살아가는데 내 앞길이 너무나도 좁다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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